그의 과거는 평범한 편이었지만 딱 세 번. 세 번의 터닝포인트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1.

유복한 집안의 장녀. 아버지는 유명하진 않지만 꽤 큰 규모의 병원장이었고 어머니는 이름 없는 배우였다. 아버지는 욕심이 많아 자식들도 모두 의사로 키우고자 했다. 그래서 로리에는 어렸을 때부터 의사로 커왔다. 남동생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남달리 뛰어난 두뇌와 모두에게 호감을 사는 외모, 아무튼 누가봐도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관심은 남동생에게 향하고 자신은 어느정도 의무가 되어버린 목표를 향해 노력했다. 강요라고는 하지만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감각에 나쁘지 않은 생활이었다. 남동생이 가출하기 전까지는.

 

2.

어릴 적엔 윗사람의 관심이, 말그대로 관심 혹은 애정이라고 불릴 수 있었으나 학생이 되어버린 그에겐 집착이 되었다. 하루의 시작부터 자는 시간까지 계획을 짜고 선을 그으며 잘 지키고 있는지 일거일투족을 감시했다. 남동생처럼 엇나가면 안된다는 이유로.

물론 남동생도 가출했는데 본인도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가출 준비를 하던 중,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남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뛰어난 응급처치와 다양한 경험과 다정한 말, 거기다가 의사가 되기 강요하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된다는 점까지. 사랑하게 되고 남자친구로 삼고자 한 것은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길로 가출한다.

 

3.

뛰어난 실력의 의사, 그리고 그런 집의 아들, 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던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가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된다. 무면허 의사, 불법의. 그의 남자친구가 어째서 아버지 뒤를 잇는걸 고민하는지도, 그쪽에 재능이 없는 그도 어느 정도 사람을 치료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원래라면 자신을 속였다며 질색할 일이었지만 여전히 로리에에게 집착하는 아버지덕에 흥미를 가졌다. 완벽주의에 가까운 그의 아버지는 이런 걸 노여워할테니.

그리고 매번 2등에 그치던 그는 이것에 큰 재능이 있음이 보였다. 원래도 최고의 의사를 목표로 하는 중이었던 그이기 때문에 더 빠르게 많은 것을 습득했을 지도 모른다. 몇년 지나지 않아 그가 선구자로 뽑힐 수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 그대로 평화롭게 흘러갔으면 그는 낙원에 올 생각따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디서 알았는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오는 아버지와 자신의 치료에 만족하지 못해서 자신의 팔을 다치게 한 것도 모자라 저를 보면 죽일 듯이 덤벼드는 야쿠자를 피해서 말이다.